[웹소설 작가가 되어보자] 08. 개인용 웹소설 기획서 작성하기 1

 

지난 포스팅에서 개인용 웹소설 기획서 양식을 배포했습니다. 이전에 말씀드렸듯 웹소설 집필 이전에 기획서를 작성하면 큰 도움이 되는데요. 😊 초기 구상 단계에서 생각했던 작품의 재미요소를 놓치지 않을 수 있을뿐더러, 작품의 방향성을 일관성 있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고 목적 외에도 기획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고로 이번 시간엔 펜아저씨와 함께 개요부터 인물 설정, 간략한 세계관 설정, 에피소드 기획까지 예시로 작성된 기획서를 참고 삼아 탄탄한 기획서 작성 실습을 진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목차

 

1. 들어가며

✅ 본 게시물은 작가 개인용 웹소설 기획서 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출판사 투고용 기획서 작성은 추후 다룰 예정이며, 개인용 기획서의 목적은 "작품 집필의 가이드라인 세우기"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간단한 개인용 기획서 양식을 배포하는 중이니, 아직 양식을 다운받지 못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먼저 기획서 양식을 다운로드하여주세요~!

[웹소설 작가가 되어보자] 07. 개인용 웹소설 기획서 양식과 설명

 

✅ 또한, 본 게시물은 지망생의 첫 데뷔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다분히 안전지향적인 방식으로 작품을 기획할 예정이오니, 무조건 정답이라고 생각하기보단 확률에 근거한 방법론 중 하나라고 생각해 주시길 당부드리겠습니다. 

 

✅ 예시는 남성향 웹소설 기획서입니다. 작품 장르 및 키워드의 통계는 문피아를 기준점으로 삼았습니다. 아래 제시된 방법은 카카오페이지, 네이버시리즈, 조아라, 리디북스 모두 사용 가능합니다.

 

2. 개요 파트 작성하기

개요 파트에는 제목, 장르, 태그, 소재, 벤치마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선, 시장조사를 통해 작품의 소재와 장르를 정합니다. 소재를 살리며, 동시에 수요가 있는 코드 조합으로 제목을 짓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개요 파트의 소재와 이후 이어질 사건에 대한 이해를 위해, 이전 강의 링크를 첨부하겠습니다.

[웹소설 작가가 되어보자] 05. 웹소설 기획서 작성법 [소재와 사건편]

 

2-1. 시장조사를 하는 이유?

"웹소설은 작가가 쓰고 싶은 글이 아닌, 독자가 읽고 싶은 글이어야 한다."

 

 

웹소설은 기본적으로 상업 문학입니다. 팔기 위한 글이란 뜻이지요. '웹소설'이라는 커다란 백화점 내부에는 '장르'라는 소규모 점포들이 입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이 팔기 위해선 어느 점포가 인기인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요컨대, 수요가 있는 장르를 집필해야 잠재적 구매자가 늘어납니다.

 

때문에, 저는 기획서 작성에 앞서 시장 조사를 진행할 생각입니다. 남성향 웹소설을 집필할 예정이니 문피아의 '유료웹소설/월간 베스트'를 조사하도록 하겠습니다.

 

2-2. 시장조사 결과

장르 조사 결과	제목 키워드 조사 결과
① 현대판타지/퓨전 40작품 (40%) ② 판타지 20작품 (20%) ③ 대체역사 15작품 (15%) ④ 스포츠 10작품 (10%) ⑤ 무협 5작품 (5%)	① 회귀 10작품 (10%) ② 천재 8작품 (8%) ③ 재벌 6작품 (6%) ④ 헌터 5작품 (5%) ⑤ 코치 4작품 (4%)

 

위 표는 2025년 2월 18일 기준, '유료웹소설/월간 베스트' 상위 100 작품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현대판타지 장르의 회귀, 천재 키워드(태그)가 가장 많이 분포해 있습니다.이를 통해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요? 회귀와 천재라는 키워드(태그)의 강점은 뭘까요?

 

"빠르고 편안한 성장(남들보다 앞선)"

 

✅ 회귀를 통해 남들보다 먼저 유용한 정보, 재화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 천재이기 때문에 더욱 빨리 성장할 수 있습니다.

 

쉽고 빠른 성장을 요구하는 현재 트렌드에 걸맞게, 회귀한 천재 헌터가 활약하는 현대판타지(헌터물)를 기획하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최근엔 작품에 개성을 더하는 한편, 독자들에게 피로감을 주지 않는 방안으로 장르 교섭 현상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협 속 인물이 헌터물 세계관에 전생한다든가? → 무협 설정도 친숙하고, 헌터물도 친숙하다!) 이를 활용해 보겠습니다.

 

• 제목 : 독공으로 초월급 헌터
• 장르 : 현대판타지/퓨전
• 태그 : #천재 #회귀 #전생 #헌터 #사천당가 #독공 #하남자
• 소재 : 불세출의 천재였던 사천당가의 장문인이 헌터물 세계관에 전생·회귀한다면? 심지어 헌터물 세계관엔 만독불침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독만 뿌리고 도망 다니면 다 죽잖아?
• 벤치마킹 : (생략하겠습니다.) 집필하고자 하는 장르와 태그가 겹치는 상위권 작품들을 중점적으로 기입하고 인풋 하여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 제목은 소위 말해 어그로입니다. 수요가 있는 태그를 충분히 드러낼 수 있는 제목으로 짓습니다. 기획 단계에서의 제목은 성적에 따라 유료화 이전에 언제든 수정할 수 있도록 합니다.

✅ 태그(키워드)와 장르는 조사를 통해 수요가 있는 요소들을 사용합니다. 또한, 태그 간의 조화와 재미 요소·강점을 정리하여 조합합니다.

✅ 소재는 태그를 명사화합니다. 또한, 작품의 기틀이 되는 의문 혹은 상상을 기입해 놓습니다.

✅ 벤치마킹은 선정한 작품과 유사한 작품, 참고하되 표절을 피하기 위해 몇 작품 선정하자!

 

3. 인물 파트 작성하기

인물 파트에는 이름, 성별, 성격, 특징, 결핍, 욕망, 외모, 성장동력, 사건 해결 방식, 기타, 래퍼런스 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중 중요 항목인 성별, 성격, 특징, 결핍, 욕망, 성장동력, 사건 해결 방식을 중점적으로 다루겠습니다.

 

인물 파트에 대한 이해를 위해, 이전 강의 링크를 첨부하겠습니다.

[웹소설 작가가 되어보자] 04. 웹소설 기획서의 중요성과 작성법 [인물편]

 

• 이름 : 생략하겠습니다.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면 세계관에 어우러질 이름을 사용합니다.
• 성별 : 남자. 중요한 부분입니다. TS, 아이돌물, 남녀 성비가 균등한 작품 등 특정 장르 혹은 작품이 아니라면, 타깃층의 성별과 주인공의 성별을 같게 설정해야 합니다. 독자와 주인공의 동일시를 유도하여 몰입감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 성격 : 단계적 설정 A-3단계, 철저한 소시민적 기질을 지녔으며, 편안한 삶을 지향한다. 위험한 상황은 피하는 걸 우선시하며, 직접 싸우는 것보다 머리를 써서 쉽게 해결하는 것을 선호한다. 다만, 필요할 경우 비정한 판단을 내리기도 하며,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도덕적 갈등 없이도 행동할 수 있다.
• 특징 : 단계적 설정 A-4단계, 항상 가장 쉬운 방법을 먼저 찾으며, 직접 싸우기보다는 함정에 빠트리거나 괴롭히는 방식을 우선시한다. 위기 상황에서도 크게 당황하지 않고,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 성향이 강하다.
• 결핍 : 단계적 설정 A-1단계, 전생에선 만독불침이 흔해 빠진 능력이었기 때문에 주인공의 독공이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독을 다루는 실력만큼은 최고였지만, 누구도 독에 걸리지 않으니 무공의 강함을 제대로 입증할 기회가 없었다.
• 욕망 : 단계적 설정 A-2단계, 이번 생에서는 편하게 살고 싶다. 더 이상 허무하게 고생하지 않고, 상성상 불리한 강자들에게 치이지 않는 삶을 원한다. 독공이 효과적인 헌터물의 세계관에서 다시금 독공을 대성하고 편안한 삶을 영위하겠다.
• 외모 : 생략하겠습니다. 평범하거나, 잘생기거나(아름답거나) 혹은 평범하게 보였으나 꾸미면 아름답거나(멋지거나) 등 무난한 설정에서 디테일을 추가합니다. 외모는 크게 중요하지 않으나 굳이 주인공을 추하게 설정할 필요는 없습니다.(괜히 비호감을 살 필욘 없다.)
• 성장동력 : 단계적 설정 B-1단계,  독공 + 스테이터스 시스템. 헌터 세계관의 ‘스테이터스’ 시스템과 자신의 무공을 결합하여, 기존보다 더욱 강력한 독을 만들어낼 수 있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독의 효과가 진화하며, ‘만독불침’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독공의 강력함이 극대화된다. 작품 후반부, 만독불침이 다시금 등장하는 상황에서 주인공의 능력은 다시금 진화하여 만독불침의 내성조차 관통하는 극독을 조합한다. (강퇴 → 강퇴 반사 → 슈퍼방장?)
• 사건 해결 방식 : 단계적 설정 B-2단계,  독을 활용한 간접적인 전투 방식. 새롭게 개발한 독을 시험하는 실험가적 면모. 직접 싸우기보다는 독을 살포하고 도망치는 전략을 주로 사용한다. 철저한 계획을 세운 뒤 상대방이 모르는 사이에 독을 퍼뜨리고, 최적의 타이밍에 발동시키는 형태로 싸운다. 힘으로 정면 돌파하는 상황은 최대한 피하며, 교활한 전략과 함정을 적극 활용한다.
• 기타 : 생략하겠습니다. 추가로 깔아 둘 복선이나 나중에 공개할 능력, 하이라이트 장면 등을 미리 적어놓습니다.
• 래퍼런스 : 생략하겠습니다. 핀터레스트 등을 이용해 상상한 이미지와 유사한 일러스트를 찾아 첨부해 놓는 걸 추천합니다. 묘사에 도움이 됩니다만, 남성향 웹소설은 주인공의 외모를 묘사할 일이 그다지 없습니다.

단계적 설정 A와 B에 관해서는 아래 이어질 3-1과 3-2를 통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3-1. 결핍과 욕망, 특징, 성격의 유기적인 상관관계

단계적 설정 A-1~4에 해당합니다. 우선 소재로부터 발로 한 결핍을 설정합니다. 보통 주인공이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 경험이 결핍이 되고, 결핍은 곧 욕망을 형성합니다. [무림에서 빛을 보지 못한 경험 → 전생에서는 편하게 살지 못했음 → 이번 생에서는 반드시 편한 삶을 살겠다는 욕망 형성]

 

✅ 독공의 재능을 펼쳐, 부귀영화를 누리지 못한 주인공의 이전 삶이 곧 결핍이 됩니다.

✅ 그렇기에 이번 삶은 본인의 재능을 살려 편안한 삶을 살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게 됩니다.

✅ 결핍과 욕망, 주인공의 능력이라는 소재와 어울리고, 최근 트렌드인 소시민, 하남자 성격을 차용합니다.

✅ 이렇게 형성된 위 세 가지 설정과 어울리는 특징을 떠올립니다.

✅ 다만, 이것이 너무 답답한 경향을 띠지 않은지 검증한 후 성격 혹은 특징을 개선합니다. 너무 도망 다니기만 하면 독자에게 답답함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필요할 경우 비정한 판단을 내리기도 하며,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도덕적 갈등 없이도 행동이라는 성격의 개성을 더했습니다.

 

이렇게 설정한 결핍과 욕망, 성격, 특징을 한 문단으로 정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말이 되는지 검증합니다.

 

주인공의 결핍(전생에서 독공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경험, 편안한 삶을 누리지 못한 경험)은 전투를 최소화하고 쉽게 해결하려는 욕망(편하게 살고 싶음)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주인공은 직접 싸우기보다는 철저한 소시민 기질, 위험 회피 성향이라는 성격을 가지게 되었고, 이러한 태도는 특징(싸움을 피하고 최선의 해결책을 찾음,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 성향)으로 드러난다.
즉, 주인공은 "싸움을 하지 않고도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하며, 전생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독공을 활용하여 욕망을 달성하고자 한다.

 

이를 토대로 단계적 설정 B를 진행합니다.

 

3-2. 성장동력과 사건 해결 방식의 유기적인 상관관계

단계적 설정 B-1~2에 해당합니다. 주인공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고려합니다. 장르적 클리셰를 사용하는 편이 독자 입장에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여기에 개성을 조금 집어넣습니다. (물론, 개성이랍시고 많은 설명을 요하는 설정은 독이 됩니다. 무조건 이해가 쉬워야 합니다.) 이렇게 설정한 성장 동력과 앞서 설정한 성격, 특징을 조합해 사건 해결 방식을 설계합니다.

 

✅ 헌터물의 클리셰인 스테이터스 시스템과 무협지의 클리셰인 무공, 그중에서도 사천당가의 독공을 사용한다.

✅ 성격과 특징, 성장 동력을 조합하여(독의 교활한 이미지, 소시민적인 주인공의 성격) 교활하고, 소시민적이며 실험가적 면모를 보이는 사건 해결 방식을 설계합니다.

 

이렇게 설정한 성장동력과 사건 해결 방식이 어떠한 재미 요소를 가졌을지, 강점을 지녔을지 고민합니다.

 

‘최소한의 리스크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방식, 편안한 싸움과 손해 보지 않는 빠른 성장. 독공의 천재라는 비범한 설정에서 오는 쉬운 사건 해결 능력(독으로 처리했습니다. 등)으로 독자에게 시원한 전개를 선사함. 동시에 소시민적 성격으로 공감을 유발, 몰입도를 높인다.

 

이것이 충분한 강점인지, 재미 요소인지는 위(2-1~2)에서 진행한 시장 조사를 한 번 진행하는 편이 좋습니다. 최근 1년 이내에 연재를 시작한 작품 중 같은 키워드를 지닌 작품이 많을수록 현재 트렌드에 가까운 재미 요소라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4. 마치며

이번 시간엔 개인용 웹소설 기획서를 함께 작성해 보았습니다. 당초 계획은 한 번에 모든 항목을 다루고 싶었지만, 분량의 문제로 2개의 게시물로 나누어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해서, 개요 파트와 인물 파트를 먼저 다루어 보았는데요. 어떤가요? 실제 예시와 함께 작성해 보니 생각보다는 쉽지 않나요? 물론, 시장 조사 등 웹소설 시장의 수요를 검증하는 단계는 다소 번거로운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작성해 놓은 설정들은 향후 개별 에피소드 기획이나 세계관 설정을 편안하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작품 완결까지 훌륭한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수행할 겁니다. 다음 시간에는 아직 작성하지 않은 나머지 두 파트, 세계관 설정과 에피소드 기획을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